많이 늦었습니다만 지난 번 신년 교례회에서의 신년사를 게재합니다.
회원 여러분께, 새해에
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. 활기 넘치는 여러분 모습 반갑고 기쁩니다.
춥지않은 겨울이 될 거라던 장기 예보가 무색하게 일찍부터 찾아와 한 달 넘도록 기승을 부리던 추위와 어이없는 폭설이 주춤하며 정상적인 기후를 되찾는가 싶더니 때아닌 비가 이틀씩 줄기차게 내리고 포근한 날씨가 이어져 또 걱정스럽게 하는군요. 헛갈리는 겨울, 건강에 유의하셔야 되겠습니다.
그렇더라도 애란인에게 겨울은 지난 한여름에 맺은 꽃눈이 내내 영글어, 비로소 自我에 눈뜨는 젊음의 설레는 희열로 부활하는 때이기도 합니다. 회원 한 분 한 분께 난복 넘치기를 또한 기원합니다.
새 해를 맞아 돌아 보면, 참으로 긴 한 해였습니다. 대단할 것은 없지만 크고 작은, 보이고 보이지 않는 풍파가 안팎으로 소리 없이 일고 잦았고, 그 가운데 우리 회도 나름의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습니다.
무릇 변화란 좋든 싫든 살아있음의 징표이니, 賢者란 이를 반듯하게 겪거나 바르게 이끄는 데 마음 쓰는 사람이라고 합니다. 이 반듯하고 바름은 인간 그 本性인즉, 우리 보통 사람들도, 자칫 迷惑되기는 하지만, 그리 되려는 성향 따라 의식, 무의식 중에 짐짓 摸索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. 외면하기로 하면 못할 것 없을 듯 해도, 그 때는 내면의 소리로 하여 편치 못 한 것이 또 선량한 보통 사람이라서 그렇게 모색하게 된다는 것이 성현의 말씀이지요.
아무튼, 기왕에 저는 階梯마다 ‘근본을 지켜 변화를 아우름’을 우리 회의 正體性과 관련하여 강조해 왔습니다.
최근에는 이 정체성에 관하여 다른 차원에서, ‘우리 회원들이 노역의 대가를 구하거나 市井의 득과 실을 가려서가 아니라 공유하는 가치관의 실현을 위하여 뜻과 힘을 모으고자 했던 초심이 흐려지지 않도록 한다는 것’- 그 의미와 실행방법을 연관 지어 생각하고 있습니다. 세월과 함께 당초의 선명성이 풍화하는 것은 어느 면 불가피하되 뜻있는 이들이 염려하는 바이거니와, 전자와 후자는 이른 바 蘭道, 또는 蘭人의 定義에 있어 주요 두 국면일 것입니다.
널리 우리 회의 성격과 정서에 공감하는 애란인들, 보다 적극적으로 同調하는 단체들 역시 그 것 또는 거기에 感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. 합류나 공조를 원하는 비영리 난단체들은 물론이고 개인이라 하더라도 우리 회에서 구하는 것이 그렇고, 우리가 자랑할 바가 곧 그 것일 터이며, 우리 모두 얼마쯤 모호하든 좀 더 선명하든 각자 그렇게 시작하고 그리 해 왔습니다.
다만, 이런 고도의 가치 체계에는 아무래도 관념적인 요소가 많고 日常性이 약하므로, 凡人의 속성상, 放心하면 가다가는 퇴색하기 일쑤입니다. 이제 갓 개설한 홈 페이지 인사말에서도, 그래서 보다 활발하고 긍정적인 토론과 공감대 모색을 통한 자기확인을 당부 드렸습니다.
同·志- ‘뜻을 같이함’의 지속적 성숙을 위해서, 우리 모두의 귀한 성취를 위해서, 참다운 난도의 구현을 위해서 새 해에도 모든 회원이 열정과 힘을 다 하자고, 그 것이 우리 회의 긍지, 진정으로 바랐던 바임을 되 새기자고 감히 제언 드립니다.
저를 포함한 회직자들, 특히 훌륭한 전시가 될 수 있도록 11회 한춘대전 준비에 노심초사하는 분들께는, ‘백조가 湖面을 우아하게 유영하기 위해서 수면아래 두 발은 분주하게 움직여야 한다’ 는 격언으로 격려 아닌 격려를 대신합니다. 나아가, 거듭 강조하는 것이 새삼스럽기는 하지만 한춘 가족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 그 자체로 우리 회의 정체성이나 존재의미, 혹은 각자의 초심이 확인되는 것임을 잊지 말아주십사 재삼 부탁 드립니다. 나의 동참이 그 ‘두 발’의 힘일 뿐 아니라 우리 회의 자부, 긍지임을 우리는 모두 압니다. 또 그로 써 우리가 추구하는 난인의 길이 다져지는 것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.
회원 한 분 한 분의 가정에 건강한 웃음이 그치지 않기를 충심으로 기원합니다.
난과 더불어 행복하십시오!
2006-01-14 신년 교례회에서, 정 인 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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